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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 안에 남은 사람은 역적이 될 것이다
[연재소설 25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10-05 13:29:24최종 업데이트 : 2010-10-05 13:29:24 작성자 :   e수원뉴스
이제 성 안에 남은 사람은 역적이 될 것이다_1
그림/김호영


 "파총관 나리, 문을 열라고 합니다. 훈련도감과 어영청에서 나왔다 합니다!"
  당황한 군사의 보고를 들으며 이태는 장안문 문루에 나가 섰다. 군사의 말처럼 장안문 밖에는 훈련도감과 어영청 복색을 한 군사들의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태는 훈련대장을 보았다. 

  "문을 열라!"
  "장용외영 파총관은 묻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허어! 네 놈이 감히 내 앞길을 가로 막는 것이냐? 이것이 정녕 어떤 일인지 모르지는 않을 터!"
  이태는 마음의 결기를 다잡았다. 

  "무슨 일인지 답하여 주십시오!"
  "너희들이 반역을 꾀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느니라. 순순히 문을 열어 조사를 받으라!"
  "반역은 없습니다!"
  "화성유수 서유린은 어디 있느냐?"
  "유수 영감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태는 화성에서 물러났다. 이태는 즉시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을 제외한 화성의 장용외영 군사들을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화성 장용외영의 명은 내가 내린다. 조정에서 이미 우리를 역적으로 취급했다. 저들은 우리들을 포위했다!"
  초관들은 당황했다. 

  "이제 성 안에 남은 사람은 역적이 될 것이다. 성안에 남지 않을 사람은 지금 성을 나가도 좋다! 허나, 나는 남을 것이다. 그것이! 억울하게 승하하신 성왕에 대한 나의 마지막 충심이다. 성왕이 이루고자 했고, 나가고자 했던 꿈에 동조한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우리마저 왕의 승하에 눈 감고 등 돌린다면, 세상에 진실이 있다 하겠는가? 사내들의 의리가 있다 하겠는가? 신하들의 충성이 있다 하겠는가?!"
  이태의 눈에는 어느새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태의 격정은 고스란히 군사들에게 전이됐다. 

  "남겠습니다! 싸우겠습니다!! 파총관을 따르겠습니다!"
  장용외영 군사들이 이태의 명을 따라 분기하여 일어섰다. 그러나 고개를 숙인 채, 혹은 갈등을 떨치지 못한 채 안절부절인 자들도 있었다. 이태는 그들에게 서남암문을 열어주었다. 이태는 남은 군사들에게 암문과 수구문은 물론 전 성문에 대한 경계를 단단히 준비시키고, 남은 지휘군관들과 더불어 구체적인 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구체적인 작전이 있을 수 없었다. 성문을 열고 나간다는 것은 저들과의 결전을 의미했고,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지속될 수성(守成)의 시간이 줄 긴장과 두려움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이 작전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성을 지키며 항전하는 수성(守成)의 작전은 정조 임금에 대한 충성과 임금의 승하과정에서의 의혹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데 좋은 작전이었다. 물론 수성으로 시간을 번다고 해서 그들이 맞게 될 죽음의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성의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그들이 드러내고 자하는 목적은 백성과 조정의 신료들에게 각인될 것이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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