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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죽음은 곧 아버지의 죽음
[연재소설 25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10-07 10:22:56최종 업데이트 : 2010-10-07 10:22:56 작성자 :   e수원뉴스
스승의 죽음은 곧 아버지의 죽음_1
그림/김호영


 무슨 말부터 해야 하는 것인가. 강희도 이태도, 그리고 주슬해도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십여 숨이 지났을까. 주슬해가 무너지며 무릎을 꿇었다.

  "미안하네."
  사죄였다. 이태가 그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응덕이 네가 죽였나?"
  주슬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의 분노가 폭발했다.
  "왜! 어찌해! 왜!?"
  주슬해는 눈을 감았다. 

  "묘적사는? 묘적사도 네가? 스승님도 네가?!"
  차마 묻기 힘든 말이었다. 의심을 하면서도 감히 의심조차 갖기 힘들었던 의문을 이태는 피를 토하듯 말했다. 주슬해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야. 그건....... 정말 모르는 일이야."
  "거짓말!"
  이태는 그의 행동 하나, 말 한 마디도 믿을 수 없었다. 강희가 말했다.
  "오라버니. 그것은 사실이야."
  이태가 강희를 보았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말할 게. 내가 다 말해 줄게. 그보다 오라버니."
  강희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순간, 이태는 불분명한 절망을 느꼈다.
  "스승님이!"  "스승님이 뭐?!"
  그러나 이미 이태는 강희의 울먹이는 말을 듣는 순간 알고 있었다. 스승은 이미 돌아가셨다는 것을.

  "돌아가셨어. 스승님이."
  "허면, 그곳에 있던 것이냐? 너희 둘이?"
  곧 강희가 그간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날, 주슬해는 강희를 구했다. 그러나 그날, 강희는 심환지가 보낸 사내들에게 다쳤다. 주슬해는 그녀를 데리고 뒤따르는 사내들을 따돌리며 겨우 한양을 벗어났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강희를 살리는 일이었다. 주슬해는 심환지의 힘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 잘 알았다. 주슬해는 강희를 데리고 산 속으로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주슬해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강희를 치료했다. 그렇게 두 어 달의 시간이 가 버렸다....... 강희가 회복됐을 때, 강희는 화성 대신 스승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스승 현의는 마치 자신들을 기다렸던 것처럼 마지막 말을 남기고 운명하셨다........'

  강희는 이태에게 소식을 전하지 못한 사이 일어났던 일이며 주슬해를 만나고 난 뒤에 일어났던 일의 대강을 말하였다.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말하는 이의 감정을 거쳐서 나오기 마련이어서 사실과 다른 느낌으로 전달된다. 이태는 강희의 입을 통해서 듣는 주슬해의 이야기가 낯설었다. 그러나 현의가 운명했다는 소식은 그 모든 감정들을 쓸어 버렸다.  

  이태는 소리 죽여 통곡했다. 스승의 죽음을 어느 정도는 예견했다고 해도, 스승의 죽음은 마음에 남은 기둥을 무너뜨렸다. 현의의 죽음은 스승의 죽음이었고,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이태 곁에서 강희와 주슬해가 소리 없이 울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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