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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만 년처럼 살자, 이곳에서 화성에서
[연재소설 260회-마지막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10-08 10:18:38최종 업데이트 : 2010-10-08 10:18:38 작성자 :   e수원뉴스

이틀을 만 년처럼 살자, 이곳에서 화성에서_1
그림/김호영


 "그래서? 스승의 장례는?"
  강희가 드러낼 수 없는 상황 탓에 초라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비로소 이태의 마음에 함께 있던 사제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은?"
  강희가 아이들은 데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태가 마음의 추스르고는 주슬해를 똑바로 보았다. 분노가 다시 치솟았다.
  "죽으러 온 것이냐?"
  주슬해가 이태를 똑바로 보았다.
  "그래. 죽으러 왔다."
  "나를, 우리를 죽이려 온 것이 아니고?"
  "화성에 내가 남을 것이다."
  "뭐?"

  주슬해가 품에서 서찰을 꺼내 이태에게 내밀었다. 이태가 서찰을 열었다. 이태의 표정이 격한 감정에 흔들렸다. 그것은 현의가 그에게 남긴 유언이었다. 

  '살아남거라. 태야. 희랑 살아남아 내 뜻을 잇거라. 조선의 무예를 잇거라. 저들은 필시 장용영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슬해에게 마음을 가벼이 할 기회를 주거라.'

  유언 담긴 서찰을 보는 이태의 눈에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내렸다. 이태가 마지막 유언을 읽었다.
  '지리산으로 가거라. 그곳 살던 터 바위 밑을 파 보거라. 그곳에 내가 남긴 것이 있느니라. 부디, 살아남아 나의 뜻을 잇거라. 사랑하는 태야.'
  이태가 무너졌다. 
  "오라버니."
  강희가 그의 곁에 무너졌다. 주슬해가 선 채 눈물을 흘렸다. 이태가 일어섰다.
  "그래도."
  이태가 말을 끊었다. 이태가 강희를 보다 주슬해를 보았다.  

  "난 그럴 수 없어. 화성을 네게 맡길 수 없어. 이 화성을 버릴 수 없어, 충정을 버릴 수 없어."
  주슬해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제발!"  이태가 강희를 보았다.
  "너도? 너도 같은 생각인 게야?"

  강희가 눈물 고인 눈으로 답했다. '그래, 마음 아프지만 그렇게 해.'
  이태가 밖의 석야를 불렀다. 석야가 붉어진 눈빛으로 들어왔다. 이태가 그에게 주슬해를 끌고 나가라 명했다.
  이제 군무소 방에는 강희와 이태만이 남았다. 강희가 와락 이태의 품에 안겼다. 이태가 강희를 안은 채 말했다.
  "희야. 우리 하루를 천 년처럼 살자, 이곳 화성에서."

  강희는 살아 펄덕이는 이태의 심장소리를 듣고 있었다. 쿵쾅, 쿵쾅........ 힘찬 이태의 심장소리는 강희에게 살고 싶다, 살아서 행복하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으로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강희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말했다.
  "살고 싶어.... 살아서 행복하고 싶어......."
  이태가 강희를 제 몸에서 떼어냈다. 이태의 시선이 강희의 시선 깊숙이 들어와 앉았다. 
  "희야. 이틀을 만 년처럼 살자, 우리. 이곳에서 화성에서."
  강희가 눈물 가득한 눈길로 이태를 보았다. 강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새벽, 세 사람은 화성 장대 위에 섰다. 바람이 매서웠다.  

<끝>

글/이기담

그동안 '1800년, 華城'을 애독해 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격동의 정조시대, 최고의 무사집단이었던 장용영의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24기를 주제로 한 이 소설은 곧 수원의 역사이자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화성을 지켰던 무사들의 이야기입니다.

1년 동안 이 소설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과 작가 이기담 선생님, 그리고 삽화를 맡아 수고해주신 김호영 선생님의 노고에 고개를 숙입니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시면 수원과 정조시대의 역사, 무예24기에 대한 역사에 매료되실 것으로 생각되어 재독을 권합니다. 
-해피수원뉴스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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